
삶은 결국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 자리에 멈춰 서서 방황하고 고민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입니다. 오히려 아무런 의심 없이 남들과 비슷한 길만 따라가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삶은 완성된 정답을 손에 쥐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에게 맞는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는 기나긴 과정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그 방황의 시기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통과해야 하는지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1. '하고 싶은 일'은 가만히 앉아서 찾아지지 않는다
많은 사람이 완벽한 확신이 들 때까지 행동을 미룹니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라고 되뇌며 생각만 거듭하죠. 마치 도서관에서 진로 적성 검사지를 백 번 풀어보면 답이 나올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머릿속 시뮬레이션만으로는 절대 답을 찾을 수 없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리의 뇌는 경험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정확한 감정 데이터를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 일이 재밌을 것 같다"는 예상과 실제로 그 일을 몇 시간 해봤을 때 느껴지는 감정은 전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직접 부딪혀야 진짜 답이 보입니다.
작게 시작할 수 있는 것들
-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을 한 권 완독해보는 것
- 작은 모임이나 강의에 참여해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나를 시험해보는 것
- 개인 블로그나 노트에 내 생각을 한 줄씩 꾸준히 기록해 보는 것
- 코딩이든, 글쓰기든, 작은 사이드 비즈니스든 일단 손으로 시작해 보는 것
이런 작은 실행들은 하나하나가 '데이터'가 됩니다. 직접 부딪혀봐야 "어? 생각보다 이건 나랑 안 맞네"라거나 "이건 밤을 새워도 재밌는데?" 같은, 머리가 아니라 몸이 알려주는 진짜 피드백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피드백이야말로 어떤 진로 상담이나 적성 검사보다 정확한 나침반이 됩니다.
돌이켜보면 저에게도 이 작은 실행 중 하나가 지금의 언락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제가 겪었던 취업과 이직의 경험을 나누는 정도였는데, 신기하게도 이 일을 할 때 유독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누군가의 자소서를 함께 들여다보고, 그 사람이 왜 이 길을 걷고 싶어 하는지 이야기를 듣고, 함께 고민하며 방향을 잡아드리는 이 과정이 저에게는 전혀 지치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오히려 상담이 끝나고 나면 에너지가 채워지는 느낌이었죠. 그 감각이야말로 머리로는 절대 알 수 없었던, 직접 해봐야만 알 수 있는 진짜 피드백이었습니다.
2. '아닌 것'을 걸러내는 과정의 가치
우리는 대개 한 번에 정답을 맞히려고 합니다. 시행착오를 겪을 때마다 "나는 왜 이렇게 헤매기만 할까"라며 자책하기도 하죠. 하지만 시행착오는 실패가 아니라 소중한 '필터링' 과정입니다.
어떤 일을 해보고 "이건 나랑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건, 그만큼 내 선택지에서 오답을 하나 지워냈다는 뜻입니다. 마치 시험 문제에서 오답 보기를 하나씩 소거해 나가는 것처럼, 우리는 매 경험을 통해 정답에 한 걸음씩 가까워지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해봤던 일, 다녔던 회사, 만났던 사람들 중에서 '이건 확실히 나랑 안 맞았다'고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그 순간이 알려준 나에 대한 힌트는 무엇이었나요?
내가 좋아하지 않는 것, 나를 지치게 만드는 환경, 나와 결이 맞지 않는 사람들의 유형을 명확히 아는 것 또한 '하고 싶은 일'을 찾는 핵심 열쇠입니다. 우리는 종종 '무엇을 좋아하는가'에만 집중하지만, '무엇이 나를 소진시키는가'를 아는 것도 그만큼 중요합니다. 소거법으로 좁혀나가다 보면, 남는 것들이 결국 진짜 내가 원하는 방향에 가까워져 있을 것입니다.
일단 다 적어보고, 하나씩 지워보기
막연하게 "하고 싶은 일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이럴 때 효과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관심이 갔던 일, 예전부터 궁금했던 분야, 남들이 하는 걸 보고 부러웠던 순간까지—머릿속에 검열 없이 일단 전부 리스트로 적어보는 것입니다.
- 완벽하지 않아도, 사소해 보여도 일단 다 적습니다 (10개 이상을 목표로)
- 각 항목 옆에 '왜 끌리는지'를 한 줄씩 적어봅니다
- 그중 실제로 작게라도 시도해볼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직접 겪어봅니다
- 경험해본 뒤 "이건 아니었다" 싶은 항목은 리스트에서 지워 나갑니다
이렇게 리스트를 만들고 하나씩 소거해 나가는 과정은, 머릿속으로만 고민할 때보다 훨씬 구체적인 진전을 만들어냅니다. 처음에는 10개, 15개였던 목록이 실제 경험을 거치며 5개로, 3개로 좁혀지고, 그 안에서 반복적으로 끌리는 것이 남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한 번에 정답을 고르려 하지 않는 것입니다. 리스트는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지워나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더 나아가, 시행착오는 단순히 오답을 지우는 것을 넘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좋은 정보와 조언을 많이 들어도, 그것은 결국 타인의 경험을 통해 얻은 간접 데이터일 뿐입니다. 내 몸과 마음이 직접 겪어보지 않은 이상, 그 정보는 완전한 내 것이 되지 않습니다. 같은 일도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에, 결국 나만의 시행착오를 통해 얻은 데이터만이 진짜 나에게 맞는 답을 알려줍니다. 그러니 실패나 방향 전환을 두려워하기보다, 그것을 나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필수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3. 과거의 경험은 점(Dot)이 되어 연결된다
스티브 잡스의 유명한 연설 중 "Connect the dots(점들을 연결하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당장은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과거의 경험들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하나의 선으로 연결되어 강력한 무기가 된다는 뜻입니다.
이 말은 스티브 잡스가 2005년 6월 12일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졸업식 축사에서 직접 남긴 말입니다. 대학을 6개월 만에 중퇴한 뒤에도 학교에 남아 서체 수업을 청강했던 경험이, 훗날 애플 매킨토시의 다양한 폰트와 타이포그래피 디자인으로 이어졌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이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원문은 "You can't connect the dots looking forward; you can only connect them looking backwards. So you have to trust that the dots will somehow connect in your future"로, '점은 앞을 보고는 연결할 수 없고 오직 뒤를 돌아봐야 연결할 수 있으니, 지금의 경험이 미래에 어떻게든 연결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이런 점들을 떠올려볼 수 있습니다.
- 과거에 했던 특정 분야의 업무 경험
- 취미로 시작했던 블로그 운영이나 콘텐츠 제작
- 주변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상담하며 느꼈던 보람
- 실패했던 작은 프로젝트에서 배운 교훈
당장 각각의 점은 서로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입니다. 회계 업무를 하던 사람이 갑자기 블로그를 운영하고,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일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 싶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별개의 점들이 어느 순간 '나만의 브랜딩', '나만의 비즈니스', 혹은 전혀 새로운 커리어라는 하나의 그림으로 합쳐지는 순간이 옵니다.
제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회사에서 실무로 쌓았던 회계 업무 경험, 취업과 이직을 준비하며 직접 부딪혔던 시행착오, 그리고 블로그에 제 생각을 기록해온 습관까지—당시에는 서로 아무 상관없어 보였던 이 점들이 결국 '회계·재무 직무 취업·이직 컨설팅'이라는 하나의 선으로 이어졌습니다. 실무를 겪어봤기 때문에 현장에서 진짜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고, 저 스스로 이직을 준비하며 겪었던 막막함이 있었기에 지금 상담을 받으시는 분들의 고민에 더 깊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그때 그 점들을 하나하나 찍지 않았다면, 지금의 언락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점을 찍을 당시에는 그 점이 어디로 연결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완벽한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내가 지금 딛고 있는 모든 경험의 점들을 믿으셔도 됩니다. 언젠가 뒤를 돌아봤을 때, 그 점들이 하나의 선으로 이어져 있는 모습을 보게 될 것입니다.
4. 방황의 시간을 견디는 태도
방황을 통과하는 사람과 방황 속에 주저앉는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저는 그 차이가 '태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방황을 견디는 사람은 불확실함 자체를 없애려 하지 않습니다. 대신 불확실함 속에서도 작은 실행을 계속 이어갑니다. 완벽한 계획이 세워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오늘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한 걸음을 내딛습니다. 그 한 걸음이 다음 한 걸음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방황 속에 주저앉는 사람은 답이 나올 때까지 움직이지 않으려 합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 움직이지 않으면 답도 나오지 않습니다. 불안하고 막막한 감정 자체는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그 감정에 압도되어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것과 감정을 안고도 작은 실행을 이어가는 것은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듭니다.
5. '하고 싶은 일'과 '잘하는 일', 뭐가 맞을까
여기까지 오면 반드시 마주치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할까, 잘하는 일을 해야 할까?" 커리어 상담을 하다 보면 정말 자주 듣는 고민이기도 합니다.
두 가지 관점이 팽팽하게 맞섭니다. 한쪽은 "좋아하는 일을 하면 잘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좋아하니까 남들보다 더 오래, 더 자발적으로 몰입하게 되고, 그 몰입의 시간이 결국 실력으로 쌓인다는 논리입니다. 반대쪽은 "잘하는 일을 하다 보면 좋아지게 된다"고 말합니다. 사람은 자신이 잘하고 인정받는 일에 자연스럽게 애정이 생기고, 그 성취감이 다시 동기를 만든다는 것이죠. 실제로 둘 다 현실에서 자주 확인되는 패턴입니다.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이 둘은 애초에 반대말이 아니라고 봅니다. 오히려 순서와 방향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 출발은 '하고 싶은 일'에서 — 흥미가 없으면 애초에 그 일을 지속할 힘이 나오지 않습니다. 억지로 버티는 실력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 지속은 '잘하는 일'이 만든다 — 아무리 좋아해도 성과나 인정이 전혀 없으면 흥미는 서서히 식습니다. 어느 정도의 성취가 좋아하는 마음을 다시 채워줍니다.
- 결국 만나는 지점을 찾는 것 — 완벽히 겹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좋아하는 마음 70%와 잘하는 능력 30%로 시작해도, 계속하다 보면 그 비율은 자연스럽게 서로를 향해 움직입니다.
언락도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전 직장의 후배나 동료들이 이직을 준비하며 하나둘 고민을 털어놓았고, 그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방향을 잡아가는 시간이 저에게는 이상하리만치 즐거웠습니다. 그렇게 상담이 조금씩 이어지다 보니 지금의 언락이 되었습니다. 회계·재무 실무를 겪으며 쌓인 경험이 상담의 디테일을 채우는 데 조금씩 힘을 보태주고 있습니다. 실력은 여전히 다듬어가는 중이지만, 좋아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꾸준히 이어올 수 있었고, 그 시간이 쌓이면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느낍니다.
그러니 하고 싶은 일과 잘하는 일 중 무엇이 정답인지를 두고 고민하시기보다는, 지금 자신에게 어느 쪽이 더 부족한지를 먼저 진단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마음은 확실한데 실력이 못 미친다면 학습과 실전 경험을 통해 그 격차를 좁혀가시면 되고, 반대로 능력은 이미 갖췄는데 마음이 잘 붙지 않는다면 그 일 안에서 내가 실제로 몰입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보시면 됩니다. 결국 커리어는 이 두 축이 번갈아 서로를 밀어 올리며 함께 성장해가는 과정입니다.
마치며: 삶의 속도가 아닌 '방향'에 대하여
남들과 비교하며 조급해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누군가는 20대에 정답을 찾은 것처럼 보이지만, 40대, 50대가 되어서야 비로소 진짜 하고 싶은 일을 만나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인생에는 정해진 속도가 없습니다.
삶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나만의 원석을 깎아 보석을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원석은 처음부터 반짝이지 않습니다. 오랜 시간 깎이고 다듬어지는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제 빛을 냅니다. 지금의 방황과 시행착오는 바로 그 다듬어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이 요즘 가장 몰두하고 있거나, 시도해보고 싶은 '작은 점'은 무엇인가요? 댓글로 함께 생각을 나누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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